개발 이야기

[개발 이야기] 신입에서 주니어로

Razelo 2024. 4. 27. 10:03

작년 2월에 입사하고 벌써 1년이 훌쩍 넘었다. 

 

졸업하자마자 곧장 신입으로 일했고 이것 저것 하다보니 벌써 신입 타이틀을 떼고 주니어가 되었다는게 신기하다.

프론트엔드, 백엔드 등등 가리지않고 많은걸 해볼 수 있었다. 

신입, 주니어, 시니어 등등 이런건 그저 호칭에 불과하지만 오늘따라 유독 와닿는 단어인것 같다. 

 

마침 카페에 와서 글을 쓰다보니 유독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처음 입사했을 때 지라 티켓만드는 것도 몰랐고, git rebase를 할 줄 몰라서 꼬인 커밋을 해결하지못하고 다시 clone받아야했던 적도 있다. MR은 어떻게 드려야하는지, 질문은 어떻게 해야하는지 그리고 문서 작성과 업무에 대한 공유까지 모든게 낯설었다. 

어려운 프로젝트도 있었고 쉬운 프로젝트도 있었다. 그래서 혼자서 끙끙대면서도 결과물은 나오지 않았던 답답한 경험도 있었고 스스로 괜찮았다고 생각되는 프로젝트도 있었다. 그런 경험들이 쌓여서 어느새 벌써 1년이 된 걸 보면 시간이 참 빠르다는 생각이 든다. 

 

개발자 붐이 일었던 3~4년 전부터 지겹도록 들어서 듣기만해도 어질어질한 단어가 성장이다. 다들 그렇게 성장을 외치는데 뭔가 이질적으로 들리는 단어다. 얼마나 성장했는지 체크하고 얼마나 성장하고 싶어하는지 토로하는 성장 중독에 걸린 분위기다. 그냥 직감적으로 느끼기엔 그렇게 해선 얼마 못갈거라는 생각이 든다. 번아웃을 찍어누르겠다고 패기있게 다짐하지만 막상 무리하게 추진한 후 찾아온 번아웃과 무기력에 빠지면 쉽게 회복할 수 없다. 

 

그냥 하면 안되나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냥 계속 하고 싶은걸 찾아서 하는 것 말이다. 짜고 싶은 코드를 짜고 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만들어보고 써보고 싶은 기술을 신나서 새벽까지 뜯어보고 맡고 싶은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맡으며 개발에 대한 이야기를 친구들과 나누고 관련된 트렌드를 흥미롭게 찾아보고 하는 것들 말이다. 

 

그냥 이렇게 자유롭게 이어나가고 싶다. 타는 것처럼 몰아붙였다간 오래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난 오래하고 싶다. 아주 오래 말이다. 

 

기술이 재밌고 코드짜는게 재밌으며 다른 사람의 코드를 읽으면서 내부를 이해하는게 재밌다. 각 프로젝트마다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개발한 개인의 감성이 묻어나온다고 생각한다. 감성이라면 감정말고 향기랄까 분위기같은 거 말이다. 혹은 어렴풋한 개발철학의 윤곽도.  

 

내가 주도적으로 만드는 프로젝트는 그만큼 나만의 개성과 철학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그렇게 나타내는건 개발자의 표현력이라고 생각하고 개발자만의 영역이기에 지켜져야하고 좋은 방향으로 이어가야한다고 생각한다. 

 

프로젝트란 서로의 분위기가 함께 섞인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다. 코딩 스탠다드를 정하고 배포 방식과 브랜치 관리 방식 그리고 공통 모듈 사용과 스타일 같은 규칙을 정해놔도 어찌되었든 간에 각자의 분위기는 묻어나올 수 밖에 없다.

누구는 딱딱하고 누구는 무르거나 해파리같기도 하고 또 나무토막같기도 하며 또는 깔끔해서 아무것도 없는 공허함도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 느낌이 있다. 

 

지금처럼 계속 기술에 흥미를 느끼면서 여유롭게 탐구하고 싶다. 보고 싶은 기술을 보며 사용하고 뜯어보는 시간을 소중하게 여겨 나만의 시간으로 온전하게 즐기고 싶다. 그렇게 지내고 싶다. 

 

이제 신입이 아니라 주니어이기 때문에 무언가 바뀌어야한다거나 드라마틱하게 업무 효율이 올라가야하거나 막중한 책임감을 등에 얹어야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해왔던 대로 계속하면 된다. 조금씩 쌓이고 조금씩 실력이 는다. 알게되는 지식은 많아지고 감도 좋아질거란 생각을 한다. 

 

반드시 어떤 기술에 정통해야한다는 압박감이나 개발자라면 xx는 정통해야한다는 fomo는 피하고 싶다. 하고 싶은걸 하면 된다. 자유롭게... 

그래서 블로그 소개에도 기술에 대한 자유로운 이야기를 한다고 적어두었다. 틀에 박히지 않고 자유로워지고 싶어서다. 

 

그런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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